매일 쌓여가는 할 일과 각종 정보, 떠오르는 생각들로 스트레스만 쌓이고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지 않으신가요? 이 혼란을 차분하게 하나씩 들여다보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 정리하여 스트레스는 없애고, 나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메모 정리 3단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메모 정리가 중요한 이유
메모는 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제가 앞글에서 머릿속 생각을 모두 비우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그만큼 메모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메모의 궁극적인 이유는 내가 그 내용을 잊지 않고 잘 처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모 정리를 잘 하는 것이 일을 잘 처리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모 정리의 기본 방향: 명확화하기 (Clarify)
그렇다면 메모는 어떻게 정리해야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걸까요? 메모 정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빠진 메모 없이 모든 메모를 확인하고, 그 내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관해야 할지, 실행을 해야 할지 등을 명확하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Clarify라고 하죠.
한 가지 예로 우리가 업무를 하면서 받게 되는 수많은 이메일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메일을 하나씩 확인해 보면 그 즉시 상대에게 연락해야 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이번 주 안으로 해야 할 일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고, 회사의 공지사항 안내 메일이라 잘 숙지하거나 보관만 하고 있으면 되는 이메일 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나에게는 전혀 가치가 없는 광고성 메일도 있겠죠.
이렇게 하나씩 확인하고 어떻게 할지를 정하는 것은 간단히 보면 우리가 매일 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글에서 말씀드리려는 명확화해서 메모를 정리하는 방법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메모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판단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산적으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미국 작가 David Allen이 책으로 정립하여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GTD (Getting Things Done) 방법론의 5단계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그렇다고 이 방법론을 모두 알아야 되는 것은 아니니 이 글에 집중해서 이해하고 실행해 보시면 됩니다.
메모를 정리하는 Clarify 3단계 방법
이 전 포스팅에서는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밖에 기록하는 법에 대해 다루었는데요. 이제 내 앞에 있는 수많은 메모를 어떻게 들여다볼지 구체적인 방법을 아래 그림의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자신과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는데요. 바로, 아이템을 건너뛰지 않고 쌓여있는 차례대로 하나씩 처리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바꾸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하나씩이요.
메모를 보았을 때 그 내용이 귀찮게 느껴지거나 깊게 생각하기 싫어서 넘기고 다른 것부터 보려고 하는 마음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 번이 두 번 되고 결국 습관이 되어 항상 쉬운 것부터 찾아보려 하고 결국 밑에 남게 되는 메모는 항상 거기에 남아있게 되어 처리하지 못하게 되죠. 이는 마음속에도 항상 불편하게 구석 어딘가에 자리 잡혀 결국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러니 꼭! 이 점은 유의해서 지켜주세요.
1. What is it? (이 메모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씩 차분하게 이 메모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메모를 하다 보면 급하게 쓰느라 간단하게 단어 하나만 적어놓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물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구체적이거나 명확하지 못한 내용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내가 메모를 한 이유와 진정 바라던 목적이 뭔지 잘 그려지지 않아 결국 그 메모를 버리거나 다른 방향으로 결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메모를 하면서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꼭 확인해 보세요.
2. Is it actionable? (무언가 작업이 필요한 메모인가?)
메모의 의미를 파악했다면, 이번에는 그 메모가 나의 어떤 행동을 필요로 하는지를 물어봅니다. 만약 딱히 지금 해야 할 작업이 없는 메모라면, 셋 중에 하나에 해당될 것입니다.
- 필요 없음: 그냥 버리세요.
- 참고하면 좋은 내용: 참고 자료를 모아놓는 폴더에 보관하세요.
- 나중에 언젠가는 할지 모르는 일: 당장 할 건 없지만 추후에 해야 할 일이라면 이것만 모아놓는 폴더에 보관하세요.
반면, 작업이 필요한 메모라고 판단했다면 다음의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3. What is the next action? (완료하기 위해 바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메모의 목적을 ‘완료’하는데 필요한 작업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봅니다. 여기서 완료란, 단순히 어떤 행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을 완전히 이루어 더이상 해야할 것이 없는, 머릿속에서도 이에 대한 생각, 걱정을 할게 없는 정도를 말합니다. 메모 정리의 최종 종착지겠죠^^
그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필요한 작업이 두 개 이상이라면, GTD에서는 프로젝트라고 여깁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은 제가 별도 포스팅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가지의 작업으로 완료할 수 있다면 다음의 세 가지 중 하나로 결정합니다.
- 지금 바로하기: 2분 안에 완료할 수 있다면 보는 즉시 미루지 말고 바로 실시합니다. 그 이유는 만약 2분안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것을 따로 계획을 세우고 나중에 하는 것보다 시간, 노력,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더욱 효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마 할일이 하나 금방 줄어서 만족감도 높아질 것입니다.
- 위임하기: 다른 사람이 이 일을 해야하는 담당자이거나 더 효율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 맞깁니다.
- 할일 목록에 적어놓기: 직접 할 일이지만 지금 무조건 해야하는 일은 아닐 경우, 할 일 목록에 적어놓거나, 어떤 특정 날짜, 시간에 맞춰 해야하는 일이라면 캘린더에 적어 놓습니다. 이렇게 작성해놓은 목록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분류해서 관리하는지도 추후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메모 정리 예시
위 내용을 보면, 뭔가 단계가 나누어져 있어 간단한 걸 너무 어렵게 설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 때문에 지금부터는 몇가지 메모나 모아놓은 아이템에 대해 정리하는 방법을 예를 들어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뮤지컬 티켓 예매 꿀팁을 적은 메모
메모 중에 뮤지컬 티켓을 할인된 가격에 예매하고 싶어 알아보며 적어두었던 메모가 있다고 합시다. 이 메모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더이상 나는 뮤지컬 티켓같은 것을 예매할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면, 나에게는 더이상 의미가 없는 메모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버리면 되겠죠.
하지만 이런 예매는 언젠가 다시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보고싶어하는 어린이 뮤지컬이 있어 보고싶다 한다면 말이죠.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저라면 그 메모를 제가 사용하는 노션이나 에버노트 등, 디지털 노트 앱에 작성 또는 스캔을 해서 참고자료 폴더에 저장해 놓을 것입니다. 물론 디지털이 아닌 참고용 노트나 다이어리에 작성하거나 모아 놓아도 되겠죠.
청첩장
청첩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청첩장을 받았다는 건, 결혼식 주인공이 저에게 참석해 달라고 보낸 것이겠죠. 그러니 참석을 하거나, 불가할 경우, 적절한 연락과 축의금 전달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대한 목적은 완료된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야하는 일을 보면 하나의 작업으로 청첩장에 대한 일을 완료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혼식 날 입을 옷과 미용실도 가야할 것 같고 여러가지가 떠오르겠죠. 그러므로 이 경우는 ‘결혼식 참석’이라는 프로젝트를 나의 프로젝트 목록에 기록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할 일은 결혼식 날짜와 시간을 캘린더에 기록해서 잊지않도록 한뒤, 결혼식 참석에 대한 계획 짜기를 나의 할 일 목록에 기록해 놓습니다.
이메일 회신
타부서 직원이 메일로 어떤 자료를 요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자료를 내가 만들어야 한다면 시간을 내서 작성을 하고 회신해야 하므로 프로젝트로 분리해서 할 일 목록에 정리를 해 둡니다. 만약 내가 그 자료를 이미 갖고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따로 할 일 목록에 ‘회신하기’라고 적어두는 것보다 지금 당장 회신을 하는 게 1~2분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처리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거예요.
마치며
지금까지 우리에게 쌓여있는 메모를 명확하게 그 목적을 파악하고 필요 여부에 따라 버리거나 보관하거나 할 일 목록에 기록해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메모 정리 방법에 대해 GTD 방법론의 2단계인 ‘명확화하기’에 맞추어 알아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단순 메모를 처리하는 것을 복잡하게 쓴 것 같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잘 처리하기 위해 생각하는 흐름에 따른 프로세스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조금씩 신경 써서 반복하다보면 나의 할 일들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실천해 깔끔히 완료할 수 있을거예요.